세계 경제는 더 이상 단일한 위기의 국면에 있지 않습니다. 지정학적 갈등, 기술 패권 경쟁, 기후 위기, 금융 불안이 서로 얽히며 동시에 작동하는 이른바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가 일상화됐습니다. 성장과 회복을 논의하던 국제 포럼의 무대는 이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는 자리를 넘어 어떻게 불확실성을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열리는 2026년 다보스포럼에서 구체화될 전망입니다. 각자도생과 블록화가 강화되는 세계에서 해법은 더 강한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대화'라는 것입니다. 포럼이 내세운 주제 'A Spirit of Dialogue(대화의 정신)'는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위기가 구조화된 시대에 요구되는 현실적 선택지로 제시됐습니다.
이번 다보스포럼은 성장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AI 확산에 따른 사회적 충격, 기후 변화 대응, 지정학·안보 리스크라는 다섯 개의 거대한 의제를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시킵니다. "연결이 끊긴 세계에서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 정책 결정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기술이나 자본보다 앞서는 '신뢰의 회복'이었습니다. 특히, 기업의 역할은 규범과 규제가 뒤따라오는 수동적 주체가 아니라, 규칙 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이해관계자 간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는 능동적 행위자로서 부각되고 있습니다.
대화는 더 이상 외교적 수사가 아닙니다. 공급망 안정, AI 거버넌스, 탄소중립 전략, 지정학 리스크 관리까지, 경영의 핵심 의사결정에 직결되는 전략적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 기업과 CEO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이번 <CEO인사이트>에서는 다보스가 제시한 다섯 가지 글로벌 의제를 통해 오늘날 경영의 조건과 리더십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짚어봅니다. 대화가 다시 경영의 중심으로 복귀한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의 시장을 읽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